궁 이후 약 20년 만에 펼쳐든 만화책
2026년 8월 29일 토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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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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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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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카페도도 강남본점
오늘은 내 인생 처음으로 만화 카페에 방문한 날이다. 전날밤부터 설레는 맘 때문에 잠을 뒤척였다.타겟 만화는 명확했다.그 만화는 바로 바로..20세기 소년 !요즘 유튜브 비주류 초대석과 이종범의 스토리캠프 영상을 팟캐스트처럼 오디오로 들으며 정주행 중인데, 비주류 초대석의 인생만화 설명회 에피소드에 대한 애정(간지+허키님의 바키 사랑이 최애 파트)과 이종범 작가님에 대한 호기심+(혼자만의 내적)친밀감으로, 초딩 시절 소녀의 맘을 들었다놨다한 궁 이후 처음으로 만화란 게 보고 싶어졌다.
초딩때 코묻은 용돈으로 만화/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보던 만화책 궁. 강산이 두 번 바뀔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소녀 맘을 자극하는 저 표지 그림에 추억이 새록x2
특히 20세기 소년은 비주류 초대석의 출연진 4명 모두 칭찬일색이었던 것으로 기억나, 준수(남편)도 이 만화를 아는지 물어봤다.참고로, 준수는 현재(뿐만 아니라 훨씬 옛날부터) 약 10개의 웹툰을 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준수를 알고 지낸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알게 된 건 불과 몇 개월 전이다.준수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심지어 이 만화를 끝낸 건 초등학교 때였는데, 강원도 고모네 집에 놀러가서 사촌형이 이 만화책 전권을 빌려왔고, 너무 재미있던 나머지 22권에 달하는 책을 하루 꼬박 밤을 새며 정주행했다고 한다.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나는 뭔가에 깊이 빠져서 밤을 새본 적도, 새 볼 엄두도 도무지 나질 않는 사람이다.그래서 궁금했다.오늘의 목표물은 단 하나! 20세기 소년을 정주행하고 오겠다!
기존 22권에서 두 권을 한 권으로 묶어 총 11권으로 만든 완전판 20세기 소년과 1권의 외전 21세기 소년이 있었다.
11권을 다 읽겠다는 맘으로 호기롭게 7권이나 먼저 들고 왔지만, 만화 카페에 머무는 3시간 동안 내가 끝낸 권수는 겨우 1권.ㅜㅜ ㅋㅋㅋㅋㅋㅋ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벽돌책을 방불케하는 두께에 만화 읽기가 익숙치 않아서일까 진도가 잘 나가질 않았다.내용은 어땠냐고 묻는다면, 왜 초딩 준수가 밤을 새가며 정주행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스토리였다.스릴러가 더해진 SF 이야기인데 스릴러불호인인 나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기길 계속 재촉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때가 많았다.1997년과 1960년대를 타임슬립하는 이야기 구성으로 어린 시절 소년이었던 ‘나’와 현재 어른이 된 ‘나’의 모습이 교차되어 등장하는 점이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어린 나’를 자꾸만 그리게 만드는 지점이 있어, 나도 모르게 몽글 몽글한 기분이 들곤 했다.2화를 조금 읽다가 짜계치와 눈꽃치즈김볶밥을 먹었는데, 주말은 종일 이용권도 없는데다가 1인 1음료 의무에 누적 시간까지 더 하니, 이럴 바에는 책을 사는게 더 싸게 치이는 값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먼저 첫 화를 끝내면 차례를 이어받아 읽으려 했던 준수는 1화를 기껏해야 앞에 몇 십장 정도만 읽고 책을 내려 놓을 수 밖에 없었다.그래도 준수는 내가 1화를 다 읽길 기다리는 동안 외전인 21세기 소년을 완독했기에, 둘 다 한권씩은 다 읽고 가는 셈이었다.내 목표치의 11분의 1.1(0.1은 2화 몫 ㅎ) 정도만을 겨우 달성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오랜만에 만화의 재미를 깨닫고 간 뿌듯한 하루였다.
Y
yeondyu94
Aug 29· Ed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