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때 72시간 소개팅과 강남언니 기준 이탈 모임을 통해 유투브 원의 독백의 승원님이란 분을 알게되었다. 특유의 영상 분위기와 BGM 선정, 편집 방식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나도 언젠가 이런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릴스나 유투브 크리에이터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영화를 보라는 것.나는 영화를 아주 즐기는 사람은 아니다. 하루에 두 시간을 할애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느껴 시작 조차하지 못한 영화들이 한두편이 아니니 말이다. 그러다 나의 보잘 것 없는(?) 평범한 하루도 영화처럼 멋지게 찍어낼 수 있을까, 생각했고 올해 오픈런으로 준수가 사다 준 짐벌 카메라(오즈모 포켓)도 있겠다, 시도 못할 것은 없겠다 싶었다.영화에서 피사체를 화면에 담을 때 어떤 각도와 비율, 길이, 의미를 고려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무작정 열어 든 넷플릭스. 원래는 일기 관련된 주제를 보려 했었기 때문에 브리짓존슨의 일기를 볼까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이창동 감독이 <시>. 몇 줄짜리 시놉시스를 읽다 주저 없이 바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아마 ‘시 강좌를 수강’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일었던 것 같다. 여름에 읽은 문보영 시인의 <일기 시대>에도 시 강좌를 듣는 시인의 이야기가 있었던 탓일까. 주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미지의 영역인 세계. 그 세계가 궁금했던 것 같다.윤정희 배우님의 연기에 그 일상에 빨려들어간 듯 몰입하며 영화를 본 것 같다. 미자가 내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이야기하는 독백 연기는 마치 그 이야기가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생생했다. 또, 오징어게임에서 본 낯익은 이다윗 배우를 여기서 본 것도 반가웠다. 2010년도 영화였는데, 정말 그 시절 우리 학교의 건너 남자반에 있을 법한 흔한 중학생 같았다.그리고 미자가 일주일에 두 번 참석한 시 수업의 선생님, 김용택 시인의 한 말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내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은 문장이므로 실제 대사와 다를 수 있음 ㅎ)“보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는 늘 보면서 살아가잖아요. 사과를 살면서 몇 번 본 것 같으세요? 천번? 아마 자세히, 정성을 다해 사과를 들여다 본 적은 없을 겁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빛에다가도 대보고, 한 사물을 계속 생각해보는 겁니다. 그러면 어떠한 것이 우리 마음 속에 느껴질 겁니다. 그 느껴지는 걸 시로 써보세요.”느껴지는 것.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칠 법한 무언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일.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지나쳐버렸던 걸까.영상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된 이 시점에 충분히 곱씹고 생각해볼만한 무언가를 던져주는 말이었던 것 같다.